양조장 투어

범표 주조

talk1900 2024. 10. 6. 01:47

이천은 쌀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이렇게 영양 좋은 쌀로 빚은 막걸리는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다. 이천을 갔다 오기로 결심한 뒤 막걸리를 좋아하는 나는 이천에 막걸리 양조장이 없는지 찾아보았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 곳이 '범표 주조'이다. 이천 시내 변두리에 위치해 있고 원래 가려 했던 '브루어리 을를'과 도보로 15분 정도 떨어져 있어 딱이다 싶어 일정에 추가했다. 설립한지 얼마 안 된 소규모 양조장이란 것도 그렇지만 멋들어진 라벨, 병 디자인과 술맛에 대한 후기 등에 호평이 제법 많았다는 것도 양조장을 방문하게 된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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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범표주조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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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목으로 걸어가면 양조장 건물이 나온다
지도에 나와있는 양조장 건물

 

한적하고 짧막하지만 논밭이 한눈에 보이는 길목에 들어서 지도에 나와 있는 건물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간판은 고사하고 양조장 낌새조차 없어 당황했다. 휴일도 피하고 영업 종료 30분 전에 갔건만 막걸리는 커녕 술지게미도 안 보이는 판에 진정하고 건물을 둘러보았다.

 

양조장 입구
사무실 내부

 

트럭과 물류 박스가 수상한 사무실에 문을 두드렸더니 젊은 직원 한 분이 당황하며 낯선 손님을 맞이해주셨다. 생각보다 더 작은 규모였지만 있을 건 다 갖춘 어였한 양조장이었다. 곧이어 대표님이 나오셨고 편히 둘러보다 가라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유이한 상품인 7도와 9도짜리를 한 병씩 구입했고 신선한 막걸리 맛이 궁금해 시음을 요청 드렸더니 12도짜리 원주를 작은 잔에 따라주셨다. 그때 당시 내 손이 더러워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희한하게도 치토스 냄새가 났다. 말씀드렸더니 그런 시향평은 처음 듣는다면서 재미있어 하셨다. 맛에서는 참외향이 나면서 약간 텁텁한 뒷맛이 따라왔다. 물건이 얼마나 팔리는지 물었더니 직원분께서 출고 즉시 솔드아웃 된다면서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셨다.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소규모의 양조장인지라 방문하는 메리트는 없는 편이다. 과일 향 풍부한 막걸리를 맛보고 싶다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걸 권장한다.

 

범표 주조를 빛내는 여러 상장과 멋들어진 도자기들
범표 주조의 주력 상품 '범표생막걸리' 7도와 9도

 

범표생막걸리 7도를 도자기 잔에 따라 마셔보았다. 가벼운 참외 향과 과일 식초맛이 도드라졌는데 맛은 더 훌륭했다. 잘 익은 참외 한알을 씹어먹는듯 참외 맛이 진하게 났고 새콤한 맛이 지배적이었다, 뒤이어 살짝 들큰한 맛이 따라오는데 새콤하면서도 참외 맛이 뚜렷해 맛있었다.

2주 정도 지나 9도를 맛보았을 땐 조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 술에 도수만 다를 뿐인데 꽤 색다른 맛이 느껴졌다. 처음엔 의아해서 한입 더 마셨는데 비로소 확신이 들었다. 새콤한 맛과 향은 여전했지만, 참외는 온데간데 없고 복분자주 같은 맛이 났다. 같은 원주에 물만 타고 고작 2% 다를 뿐인데 굉장히 다른 느낌을 준다니, 정말 술의 세계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 범표생막걸리 7도 10000원, 9도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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